가요음악

[스크랩] 조은성 / 곰배령

비커스 2017. 10. 26. 13:02




 

  점봉산은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과 마주하고 있는 산이다.

  설악산이 화려한 산세로 이름을 날리는 반면, 점봉산은 수수하다.

  만삭의 여인처럼 불룩하게 솟은 정상부가 그렇다. 그러나 이 산의 품은 한없이 깊고 깊다.

  그 깊은 품에서 나무가 자라 숲이 되고, 다시 다른 나무에게 자리를 내주는 천이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점봉산은 ‘활엽수가 이룬 극상의 원시림’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이 원시림 끝에 점봉산을 넘는 부드러운 고개가 있다.

  곰배령이다.

  이 고개에서 봄부터 여름까지 들꽃이 어울려 한바탕 축제를 벌인다.

  극상의 원시림을 거닐어 만나는 꽃대궐, 여름날의 행복한 추억으로 부족함이 없다.

 

 

 

 

 

    눈 많이 오는 점봉산 아래 오지마을 설피밭

     점봉산 품으로 드는 곳은 진동리 설피밭.

    예전만 해도 설피밭은 이 땅 최고의 오지 가운데 하나였다.

    양양 양수발전댐 상부댐이 조성되기 전에는 이곳에 마을이 있는지조차 몰랐다.

    현리부터 비포장 길로 40리를 가야 닿을 수 있었던 마을이다.

    ‘설피밭’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겨울에 눈 많이 오기로 소문났다.

    특히, 영동산간에 큰 눈이 내리는 2월 말에는 처마 밑까지 눈이 쌓일 정도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설피밭에 오지란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조침령을 넘어가는 길이 포장되면서 찾아오기가 쉬어졌다.

    대신 ‘생태의 보고’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달았다.

    산림청은 점봉산이 활엽수로 이루어진 극상의 원시림으로 인정하고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했다.

    이 때문에 함부로 점봉산에 드나들 수가 없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한 자만이 강선골과 곰배령을 찾아갈 수 있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불편한 일이지만 이 숲을 지킬 수만 있다면,

   그래서 후대에도 점봉산의 숲을 볼 수 있다면 그 정도 수고는 감수해야 한다.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곰배령 정상에 들꽃이 가득 하다. 고개 너머로는 운해가 자욱하게 피어나 신비감을 준다.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곰배령 정상에 들꽃이 가득 하다.

    고개 너머로는 운해가 자욱하게 피어나 신비감을 준다.

  

 

        활엽수 그늘 아래 나란히 놓인 계곡과 길

 

 

    산길은 설피밭 삼거리에서 시작된다.

    왼쪽은 강선골, 오른쪽은 백두대간 단목령으로 간다.

    왼쪽 강선골로 방향을 잡는다.

    생태체험 프로그램 참가자에게는 노란조끼가 주어진다.

    보호림 관리소를 지나면 곧장 활엽수의 깊은 터널 속으로 든다.

 

    삼거리에서 강선골까지는 30분 거리.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을 꼽으라면 당연히 첫손에 꼽힐 만큼 아름다운 길이다.

    이 길은 차는 오갈 수 없다.

    사람들만 다니는 널따란 길이 활엽수림 속으로 나 있다.

    길은 초입부터 마을과 만날 때까지 계곡과 나란히 이어진다.

    계곡은 제 아무리 깊은 가뭄이 들어도 마르는 법이 없다.

    한여름 뙤약볕에서도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걸으면 서늘한 기운에 사로잡힌다.

    강선마을까지는 오르막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완만하다. 

 

    강선마을은 예전에는 제법 규모가 큰 화전민 마을이었다.

    한때는 강선리라는 별도의 행정조직을 갖추기도 했다.

    그러나 화전을 일구고, 산나물이나 약초로 연명하는 삶에 지친 이들이  하나둘씩 떠나면서

    마을은 작아졌고, 지금은 몇 가구 남지 않았다.

    그러나 상전벽해다. 강선마을이 산림유전자원보호림 안에 들어가면서

    이제는 함부로 집을 지을 수도, 들어가 살 수도 없는 곳이 됐다.

    오직 끝까지 그 마을을 지키며 살던 이들만 이 숲을 온전히 소유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하늘도 땅도 온통 푸른 초록의 세상

 

 

 

     강선마을을 지나면 길은 오솔길로 변한다.

     강선마을에서 징검다리를 건너가면 이제 곰배령을 향해 가는 길이다.

     숲은 점점 더 깊어진다. 계곡은 계속 동행을 자처하고 나선다.

     가끔은 폭포가 되어 숲을 물소리로 물들인다.

     완만한 오르막이 계곡을 따라 나 있다.

     호흡이 가빠질 이유가 없을 만큼 부드러운 오르막이다.

 

     활엽수 그늘 아래는 양치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고사리류의 식물들은 마음껏 잎을 펼치며 산비탈을 점령했다.

     활엽수의 짙은 숲 그늘, 그리고 바닥을 차지한 양치식물로 인해 세상은 온통 초록바다다.

     녹음이 우거진 여름에 이 길을 걸으면 푸른 비에 젖는 착각이 들 정도로 숲이 깊다.

    안개라도 자욱한 이른 아침나절에는 한결 더 신비롭다.

    저 홀로 깊어지며 원시의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는 점봉산의 깊이가 느껴진다.   

 

    강선마을에서 30분.

    한껏 수량이 줄어든 계곡을 건너는 곳에 ‘강선마을 입구 3.7km, 곰배령 1.3km’라 적힌

    이정표가 있다.

    이제 1.3km만 다리품을 팔면 곰배령 정상이라는 생각에 힘이 난다.

    길은 조금씩 경사를 더한다.

    그렇다고 가쁜 숨을 토할 만큼 가파르지는 않다.

    그저, 오르막이구나라는 것을 느낄 정도다.

    여전히 길 곁의 숲은 깊고, 먼 곳에서 들려오는 계곡물소리는 싱그럽다.

 

 

강선마을에서 곰배령 가는 길에 있는 싱그러운 폭포. 깊은 숲에서 쏟아져내려오는 폭포를 보고 있으면 한여름에도 등짝이 서늘해진다.

     강선마을에서 곰배령 가는 길에 있는 싱그러운 폭포.
     깊은 숲에서 쏟아져내려오는 폭포를 보고 있으면 한여름에도 등짝이 서늘해진다.

 

 

 

        곰배령에 펼쳐진 야생화 꽃물결

 

     이정표에서 30분만 다리품을 팔면 하늘이 열린다. 곰배령에 다 온 것이다.

     그 깊고 짙은 활엽수림이 사라지고 곰배령 정상은 드넓은 초지다.

     뒤를 돌아보면 백두대간 너머로 웅장하게 치솟은 설악산 대청봉과 중청봉이 보인다.

     곰배령을 향해 오르면 초원은 점점 넓어져 축구장만큼 커진다.

     그 초원에 기대했던 것처럼 여름 들꽃이 만발했다. 미나리아재비, 쥐오줌풀, 눈개승마,

     산수국, 매발톱, 전호 등 형형색색의 꽃들이 ‘꽃바다’를 이뤘다.

     마치 식물도감을 펼쳐놓은 것처럼 화려한 꽃물결이 먼 길을 걸어온 탐방객을 반긴다.

     곰배령의 들꽃은 여름이 깊어갈수록 더욱 더 만개할 것이다.

 

     곰배령에서 시원한 산바람을 즐기며 휴식을 하고 나면 이제 하산할 시간.

     하산은 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간다.

    곰배령~강선마을을 제외한 다른 길은 모두 출입금지다. 강선마을로 내려가는 길도 편안하다.

     가파른 오르막이 없었기에, 내려가는 길도 부드럽다.

     곰배령만 벗어나면 다시 원시림의 짙은 숲 그늘이라 걷는 게 휴식처럼 느껴진다.



   


붉은물봉선

 애기앉은부채




방아풀


(미디어원=강정호기자)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과 마주하고 있는 점봉산


설악산이 괴암괴석과 화려한 자태를 자랑한다면 곰배령은 수수하다. 이게 겉으로 나타난 곰배령의 모습이다. 점봉산 남쪽능선에 너른 터를 이루고 있는 곰배령(1164m)은 인제군 귀둔리. 곰배 골에서 진동리 설피마을로 넘어가는 고개다.


1000m가 넘는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수천 평에 달하는 초원에 철따라 피는 야생화가 환상적으로 다가온다. 곰배령은 누구나,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곰배령을 포함한 점봉산 일대는 식물자원의 보고로 꼽힌다.



참나물




토현삼




짚신나물



산꼬리풀





1982
년 설악산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에 포함될 당시 함께 지정됐고, 산림청에서도 진동리와 곰배령 인근 숲을 생태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매일 200명으로 제한입장 할 수 있다. 산림청 점봉산 탐방코너에서 매달 20일 다음 달 입장 예약을 실명으로 받고 있다.
 


곰배령은 철따라 다른 옷을 갈아입는다. 봄엔 봄야생화와 푸른 신록이 반기고, 여름엔 여름야생화와 울창한 산림, 맑고 시원한 진동계곡이 있고, 가을엔 애기단풍과 단풍잎이 계곡에 떨어져 멋진 그림으로 다가오고, 겨울엔 환상적인 설원과 눈꽃으로 나그네를 부른다. 


초롱꽃  





곰배령 관리소에서 출입증을 패찰하고 출발이다
. 이곳에서 강선마을까지 1.5km 30여분 걷는 길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고 싶다. 활엽수로 이루어진 울창한 원시림 터널이 강선계곡과 나란히 함께 한다. 아무리 깊은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고, 1급수 물고기가 노닐어 노는 강선계곡. 한여름 뙤약볕에서도 계곡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걸으면 신선이 따로 없다.
 


군데군데 울창한 산림 속에 피어난 야생화가 눈길을 멈추게 한다. 강선리는 예전에는 제법 규모가 큰 화전민 마을로 별도의 행정조직을 갖추기도 했다. 지금은 화전민이나 약초꾼들은 모두 떠나고 외지에서 온 곰배령에 푹 빠진 사람들 차지가 됐다. 강선마을까지는 비예약자도 출입이 가능한데 간식거리를 먹을 수 있는 매점과 식당이 있다.  


 각시취

                     




강선마을에서 잣나무 숲과 징검다리를 건너면 오솔길로 곰배령 숲으로 빠져든다
. 강아지를 동반한 곰배령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로 우리 곁을 지나간다. 도시의 찌든 공해와 답답한 마음을 맑은 곰배령 땅에 묻어버리고 우리는 행복을 느껴본다.
 


계곡물소리는 점점 멀어지면서 곰배령으로 가는 마지막 깔닥고개를 넘어서면 하늘이 열리고, 활엽수림이 사라지면서 드넓은 초지가 펼쳐진다. 파란 하늘이 녹색융단과 어울려 점점이 떠있는 야생화와 한 폭의 멋진 그림이다. 야생화의 향연에 나도 모르게 환호성이 나온다. 가히 천상의 화원답다. 

 


궁궁이




또한 정상에서면 점봉산과 설악산 대청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 정상부근엔 데크가 설치되어 정해진 길로만 다녀야한다. 생태보존지역의 애로사항은 알겠지만 미관상 영 어울리지 않는다.
 


동해바다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은 정상 오르는 나그네의 땀을 단번에 날려버린다.


모두들 천상의 화원과 푸른 초록에 빠져서 내려갈 줄 모른다. 세찬 바람에 하산준비다. 하산은 모두 행복한 마음으로 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간다. 


곰배령 길은 탐방안내소에서 강선마을 거쳐 곰배령 정상까지 편도 5km, 왕복 10km거리인데,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져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으며 3시간30분에서 4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다. 




 

큰여로 


단풍취





6
월에 만나는 야생화


노루귀, 엘레지, 애기괭이눈, 개별꽃, 현호색(갈퀴, 애기, 댓잎, ), 동의나물, 연복초, 피나물, 족도리풀, 천남성, 미나리냉이, 한계령풀 등





출처 : 강정숙 `폼`나는 노래교실
글쓴이 : 미키 마우스(강정숙) 원글보기
메모 : 곰배령 / 조은성